가족

운명을 꺾은 사랑

사이를 걷는 사람 2026. 5. 7. 22:33

비 오는 밤, 지하철 입구

 

결혼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현성이 한번 고른 물건을 낡아 헤질 때까지 쓰는 사람이었다는 점이다. 옷은 구멍이 날 때까지 입었고, 어릴 때 쓰던 필통을 대학생이 되어서도 썼다. 그런 사람이라면 끝까지 버리지 않을 것 같았다. 나는 어린 시절 엄마에게 버려질까 늘 불안에 떨었다. 그래서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다른 어떤 조건보다 중요했다. 사랑 때문이 아니어도 상관없었다. 성향이라도 습관이라도 내 곁에만 있다면.

 

현성과 결혼하면 저녁 시간이 알콩달콩 서로의 일상을 나누는 대신 꼭 필요한 말들만 오가는 무미건조한 시간이 될 것임을 미리 짐작하고 있었다. 아파도 알아서 병원에 가고 약 먹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게 될 것도. 연애할 때 그가 늘 그랬던 것처럼. 현성에게는 화장을 하든 말든 개의치 않아 꼬질꼬질한 얼굴로 편하게 만날 수 있고 남들한테 꼭꼭 숨겼던 잘난 척, 짜증, 예민한 모습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었다. 그건 있는 그대로 사랑받아서가 아니었다. 그는 나에게 그냥 무심했을 뿐이다. 상관없었다. 버림받을 것 같은 이 초조함과 불안에서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이유가 무엇이든, 날 버리지만 않으면 되었다.

 

직장 후배 해나의 결혼식에 갔다. 열네 살이나 어린 해나는 나와 달랐다.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분명했고 그걸 숨기지 않았다. 기쁘면 속눈썹이 풍성한 두 눈이 초승달처럼 휘며 온 세상이 환해질 만큼 웃었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선배든 상사든 가리지 않고 짜증 섞인 목소리로 다다다 쏘아붙였다. 결혼식장 입구에 걸린 웨딩 사진도 해나다웠다. 마녀들이나 입을 것 같은 어두운 초록색 드레스, 손수 만든 강렬한 빨간색 카라 꽃 부케. 사회는 신부의 여자 친구가 봤으며, 주례는 신랑의 아버지였으며, 부케는 해나의 여동생 남자 친구가 받았다. 해나는 세상의 공식을 보란 듯이 뒤집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결혼식을 풀어냈다.

 

신랑은 편지를 읽다 말고 해나를 가끔 보았는데, 그때마다 귀여워서 참을 수 없다는 듯 웃었다. 해나가 울 때 코에서 콧망울부터 먼저 나오는 것이, 근육을 키우라고 하면서 호두알만 한 앙증맞은 근육을 자랑하는 것까지 사랑스럽다고 했다. 대형 스크린에는 화장기 없는 얼굴로 갈색 모자를 구깃구깃 눌러쓰고 손톱만 한 딸기를 들고 눈부시게 웃는 해나가 있었다. 몇 년 동안 가꾼 텃밭 앞에서였다. 신혼집은 아파트가 아니라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이라 했다. 꽃을 키우고 싶어서 골랐다고 했다.

 

자신이 원하는 것들로 가득 채운 결혼식은 해나처럼 생생하고 아름다웠다. 그리고 그만큼 씁쓸했다. 해나의 결혼식은 해나의 운명처럼 보였다. 해나는 자신에게 어울리는 삶을 정확히 알고 그대로 살아가고 있었다. 나는 너무 쉽게 인생과 타협한 걸까. 버림받지 않겠다는 목표를 위해, 너무 많은 것을 일찍부터 포기한 걸까. 그러지 않았다면 초록초록한 집에서 알콩달콩 살 수 있었을까.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는 사람과 함께.

 

친구 유정이와 결혼식장을 나왔다. ‘내것일 리 없다고 지레 짐작하고 접었던 운명적인 사랑에 대한 미련이, 입안 가득 씁쓸하게 고였다. 하늘은 잿빛을 머금고 빗줄기를 후드득 떨어뜨렸다. 유정이는 내 흰 블라우스를 흘끔 보며 말했다.

우산 없지? 전화해서 지하철역에 남편 나오라고 해.”

현성이 그럴 사람이 아니라 괜찮다고 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다정하고 오지랖 넓은 유정이는 재차 말했다.

비가 이렇게 오는데? 흰 옷이라서 속옷 다 비칠 거야. 집도 역에서 멀지 않잖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화를 걸었다. 아니나 다를까, 현성은 씻지도 않았다며 단호하게 못 나온다고 했다. 이미 알고 있었는데도 울적해졌다. 그리고 미리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더 슬펐다. 나였으면 당장 하던 일을 멈추고 우산을 들고 뛰어나갔을 텐데. 오랜만에 만난 친구 앞에서 싸우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유정이는 남편이 나오지 않는다는 말에 적잖이 놀란 눈치였지만 애써 표정을 감추고 우산을 내밀었다.

집이 더 머니까 너 쓰고 가.”

계속 사양하자 유정이는 자기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 역으로 나와 줘.”

수화기 너머에서 지금 나갈게라는 대답이 바로 돌아왔다. 그 한마디에 내 자신이 순식간에 쪼그라들었다. 유정이에게는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상인데 나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손에 쥐어진 우산 손잡이가 유난히 차갑고 낯설게 느껴졌다.

 

지하철역 앞에서 집으로 가는 발걸음은 원망과 서글픔이 속절없이 엉키며 점점 빨라졌다. 집에 들어서자 현성이 말했다.

못 가서 미안했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유치하기 짝이 없는 말을 쏟아냈다.

유정이 남편은 전화 받자마자 우산 들고 나온다더라. 나도 이제 자기처럼 똑같이 해 줄 거야. 아무것도 안 해 줄 거야!”

비교하는 것은 아니지. 그럴 거면 친구 남편이랑 살아!”

현성은 내 속상한 마음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여느 때처럼 도덕 교과서에나 나올 훈계를 시작하며 내 태도를 비난했다.

남 이야기 안 하면 당신이 정답인 줄 아니까, 그런 거잖아. 많은 것을 바라는 것도 아니잖아. 좀 해 주면 안 돼?”

미안하다고 했는데, 소리를 질러?”

진짜 미안하면 그딴 식으로 안 나오지.”

? 그딴 식? 미안하다고 했잖아!”

그래, 나도 자기처럼 그딴 식으로 말해서 미안해. 그럼 끝나는 거지? 미안해. 됐지?”

더 말하면 끝없는 도돌이표가 될 게 뻔했다. 욕실로 들어가 씻었다. 나오자 현성은 없었다. 말도 없이 평일에 머무는 인천 집으로 가버렸다. 늘 그랬듯 불편한 상황이 닥치자 사라졌다.

 

몇 달 전 일이 떠올랐다. 지난 8, 홍수가 나 집 근처 일대가 허리까지 물에 잠긴 적이 있었다. 우리 집은 삼층이라 안심하고 있었는데 바닥으로 물이 차올랐다. 순식간에 발목까지 찼다. 텔레비전이나 냉장고가 망가질까 봐, 전기가 흘러 감전이 될까 봐, 겁이 덜컥 났다. 급히 욕실에서 대야를 들고 와 양동이에 들이부으며 서재에서 컴퓨터를 보던 현성을 불렀다.

자기야, 얼른 베란다 가서 하수구 막혔는지 살펴봐 줘.”

현성은 미간을 찌푸리며 칭얼대듯 말했다.

나 감기 걸리면 어떡해.”

순간 누가 머리 위에 찬물을 쫙 끼얹는 것 같았다. 우리 집은 구축 빌라라 베란다에 샷시가 없어 비바람이 그대로 들이쳤다. 분명 화가 치밀어야 하는데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자기야, 지금 자기 감기가 중요한 게 아니야. 지금 우리 집이 잠기고 있어.”

몸을 일으켰다.

알았어. 내가 갈게. 자기는 물 퍼.”

베란다로 몸을 돌리려는 순간, 현성이 팔을 잡았다. 쭈뼛거리며 말했다.

아니야. 내가 갈게.”

현성이 베란다로 나가 배수구를 막고 있던 낙엽을 치우자 물은 급속도로 빠져나갔다. 마루에 남은 물기를 걸레로 훔치며 허탈해졌다. 집이 잠기는데도 자신의 감기를 먼저 걱정하는 사람을 남편이라 믿고 살았구나. 버림받기 싫어서 선택한 결혼이었는데 어쩌면 처음부터 버려져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쳤다.

 

운명적인 사랑까지는 바라지 않았다. 비 오는 날, 우산을 들고 마중 나와 주는 정도의 사랑, 집이 잠기면 말하지 않아도 가족부터 걱정하며 베란다로 뛰쳐나가 하수구의 낙엽을 걷어 주는 정도의 사랑. 그게 과한 욕심은 아니지 않나. 그 정도도 허락하지 않는 인생이 원망스러워 쌍욕을 날리고 싶었다. 친한 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언니, 비 오는 날 마중 나오는 게 그렇게 어렵나요? 집이 잠기는데 자기 감기 걱정부터 하는 게 말이 돼요? 자기 편한 것만 제일 소중한 사람이라니까요.”

언니는 이런저런 말을 해 주었는데 이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그 사람을 남편으로 고른 것은 바로 너라고. 그러니 어쩌겠냐고. 인생에 보란 듯 치켜들었던 가운데 손가락이 그 말 앞에서 슬그머니 접혔다.

 

회사 일에 대해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던 현성이 어느 날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번에 뽑았던 인턴이 나에게 앙심을 품었나봐. 일 잘못한 것을 지적했는데 모욕으로 느꼈대. 노동청에 신고한다고 증거를 모은대.”

괜찮아?”

딱히 증거도 없대. 내가 험한 말한 것도 아니고. 회사도 그 친구가 이상한 아이라는 걸 다 알아. 여기저기 마찰이 많거든.”

 

그렇게 넘어가는 줄 알았다. 그런데 한 달 뒤, 현성이 무겁게 말을 꺼냈다.

회사에서나가래.”

사직 권고였다. 노동청에 신고가 들어가는 것 자체가 골치 아프다는 이유였다. 물을 마시러 손에 들고 있던 잔이 덜덜 떨렸다. 부동산 사기를 당해 내 월급은 통째로 대출 이자로 나가고 있었다. 게다가 돈을 더 빌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현성이 직장을 잃으면, 생활비도 문제지만 은행이 대출을 내주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럼어떻게 해야 해?”

머릿속에서는 이미 현성이 분개하며 억울하다고, 당장 그만두겠다고 소리치는 것이 들리는 것 같았다. 그런데 현성은 고개를 돌리며 나직하게 말했다.

버틸 수 있는 데까지 버텨야지.”

 

현성은 새 일자리를 열심히 찾아보았지만 마흔 중반은 예전처럼 쉽게 일이 구해지는 나이가 아니었다. 일은 점점 줄어들었고 책상은 삼층에서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육층으로 옮겨졌다. 그 수치심과 모멸감을 떠올리면 심장이 벌렁거렸다. 현성이 직장을 그만둘 수 없게 된 데에는 내 책임이 컸다. 부동산 사기꾼을 현성에게 소개한 것은 나였다. 그러니 현성이 나를 탓하며 자기는 책임이 없다며 직장에서 나가겠다고 해도 할 말이 없었다. 내가 꺼낼 수 있는 말은 고작 이것뿐이었다.

미안해. 마음 같아서는 당장 그만두라고 하고 싶은데. 경제적으로 옴짝달싹 못 하게 만들어서 정말 미안해.”

말을 마치고 눈을 내리깔았다. 혼날 것을 각오한 어린아이처럼. 돌아올 답이 무서웠다. 그런데 현성은 굳은 결의를 담아 말했다.

자기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결정한 거야. 여기서 그만두면자기랑 우진이 어떻게 살아.”

어릴 때부터 심장을 바짝 조이고 있던 쇠사슬이 툭 바닥에 떨어졌다. 이 사람은 나를 버리지 않는구나.

 

그렇게 다섯 달이 흘렀다.

오늘 인사 담당자가 와서, 이제 그만 나갈 때가 되지 않았냐고 하더라.”

현성은 담담하게 말했다. 하지만 말끝의 가느다란 떨림마저 감출 수는 없었다. 그 떨림이 소리굽쇠처럼 심장을 울렸다.

그래, 자기 고생했어. 버틸 만큼 버텼어.”

현성이 다섯 달이나 그 자리를 지킬 줄은 몰랐다. 나는 현성을 다 안다고 생각했다. 힘든 일이 닥치면 늘 도망치고 자기 자신부터 챙기는 사람이라고. 그런데 아니었다. 나는 현성을 모르고 있었다.

 

문득 하수구 사건이 떠올랐다. 언니에게 전화했을 때, “감기 걸리면 어떡해라는 말만 이야기했다. 그 뒤는 말하지 않았다. 베란다로 나가려는 팔을 붙잡고, 결국 자신이 나갔다는 것. 그때는 앞부분이 중요하다고 믿었다. 그런데 정작 중요했던 건 뒷부분이었다. 감기를 걱정하던 사람이 세찬 비바람이 그대로 들이치는 베란다로 나가 하수구를 뚫었다는 그 뒷부분.

 

현성은 내가 꿈꾸던 운명적인 사랑과는 거리가 멀었다. 다정한 눈빛으로 마주 보며 하루의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영혼이 깊이 닿아 있음을 느끼는 사랑. 그런 사랑이 부러웠다. 하지만, 이제는 알게 되었다. 현성은 현성만의 사랑을 하고 있다는 것을. 나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이 가정을 이루지 않았더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행동을 해내는 사랑이었다. 감기가 싫지만 빗속으로 나가 하수구를 치웠고, 투명 인간처럼 취급받으면서도 다섯 달을 책상 앞에 앉아 버텼다. 그동안 나는 내가 생각하는 사랑이 아니라며 그의 사랑을 작고 초라하게 만들었다. 함께 살며 현성이 써 내려간 수많은 뒷부분을, 차창 밖 풍경처럼 무심히 스쳐 보냈다. 이제야 그 풍경 중 하나가 눈앞에 멈춰 섰다.

 

우진이가 태어나 몇 개월이 지났을 때였다. 몸을 동그랗게 말며 발가락을 빠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사진을 찍어 현성에게 보냈다. 평소 깔끔하던 현성은 기겁했다.

아니, 아기가 발가락을 빨면 얼른 못하게 해야지 그걸 찍고 있으면 어떡해.”

아기 발가락이 왜 더러워?”

발가락은 더럽지.”

현성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우진이가 돌이 되었을 무렵, 현성 바로 앞에서 분수처럼 토를 뿜은 적이 있었다. 기겁하며 몸을 뒤로 빼며 뒷일을 내게 맡길 줄 알았다. 그런데 현성은 우진이가 토한 것을 두 손으로 받았다. 우진이는 자기가 토한 것에 놀라 눈물을 펑펑 쏟았다. 현성은 우진이를 꼭 끌어안고 토닥였다.

괜찮아. 괜찮아.”

평온하고 다정한 목소리가 내려앉자 우진이의 울음이 잦아들었다. 현성은 우진이가 완전히 진정되자 우진이의 얼굴을 정성스레 닦아주고 천천히 자신의 옷을 수습했다.

 

내가 보려 하지 않아도, 읽어 주지 않아도, 현성은 자기 몫의 뒷장을 묵묵히 써 내려갔다. 원래의 그라면 결코 살지 않았을 삶을, 여기에서 온몸으로 살아내고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익숙한 삶의 방향을 꺾고, 오래 붙들고 있던 자신만의 방식도 조금씩 내려놓으며,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 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렇게 스스로를 새로 빚어갔다. 현성과 함께 한 시간은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자주 부딪혔고,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지 못해 다투는 날도 많았다.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었고 말해도 끝내 다 알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그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더 가까이 가기 위해 부족한 부분을 고치려 애썼고, 나의 마음을 놓치지 않으려 눈빛과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이제는 운명적인 사랑이 예전처럼 마냥 부럽고 애틋하게만 보이지 않는다. 운명적인 사랑이 이미 쓰인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이라면, 현성은 사랑을 위해 운명의 방향을 꺾고 아직 쓰이지 않은 자리로 스스로 걸어 들어갔으니까. 완성된 사랑이 아니라 서로를 향해 계속 다시 시작하는 사랑. 운명을 꺾어 가며, 여기까지 온 나의 사랑.

 

 

 

번외편. 운명적인 사랑 그 후의 이야기

 

해나의 결혼식으로부터 한 달쯤 뒤, 결혼 생활이 어떠냐고 물었다. 해나는 조그맣고 앵두 같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마당 잔디를 매주 깎아야 하는데 한 시간이 넘게 걸려요. 잔디 깎는 기계 손질하는 것도 일이고요. 일요일은 집안일 하다 보면 하루가 그냥 가요. 아니, 행복하려고 결혼하는 거 아니에요? 결혼했더니 해야 할 일만 너무 많아. 이게 결혼이면 왜 한 건지.”

그러더니 갑자기 목소리가 높아졌다.

아니, 속옷이랑 양말을 세탁기에 같이 돌리면 안 되냐고요. 성재가 쫓아다니면서 속옷이랑 양말 따로 빨아야 한다고 자꾸 잔소리해요!”

해나의 사랑은, 내게만 운명적인 사랑이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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