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에게 상담 전화를 걸었다. 아이가 다른 친구를 때렸다. 어머님은 우리 아이는 그럴 아이가 아니다, 때렸다면 무언가 이유가 있을꺼라고 하셨다.
“선생님, 작년 생기부 보셨을 거 아니예요? 우리 아이가 모범생이라는 것 다 나와 있잖아요.”
물론 보았다. 선생님들은 진실을 쓸 수 없다. 그러면 교감 선생님께 불려 가니까. 교감 선생님도 어쩔 수 없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최대한 긍정적인 말로 써야 하는 지침을 어길 수 없으니까.
나이스에는 생활기록부도 있지만 ‘개인행동발달 상황’이라는 항목이 있다. 그 항목은 절대 공문서에는 들어가지 않고 학부모가 볼 수 없다. 한마디로 아이들 장래와 교육부 지침과 상관이 없다. 그래서 선생님들은 그 곳에 진실을 담는다. 선생님들의 ‘비밀 일기장’.
아이의 생활 지도가 어려워 작년 선생님의 비밀 일기장을 보았다. 처음에는 아이가 다른 친구를 때렸고 무슨 욕을 했는지로 시작했던 짧은 기록들이 점점 길어졌다. 마지막 기록은 거의 한 페이지였다.
‘오늘도 나는 나무 아래에서 멍하니 생각했다. 나는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매일매일을 이 고통 속에서 살아야 하는걸까.'
-선생님의 비밀 일기장 중 발췌-
왜 선생님들은 진실을 모두가 보는 생기부가 아니라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 넋두리로 기록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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